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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개발자 일기

내 두번째 회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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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8 - [일기장/개발자 일기] - 내 첫번째 회사이야기..

* 주니어 개발자들이 이 글을읽고 나같은 일을 겪지 않았았으면 혹은 이런쪽은 괜찮으니 가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합니다 특정업체에 대한 비판이 목적은 아닙니다
* 매우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소개 

두번째 회사는 첫번째 회사 퇴사 후 한달도 안되서 이직에 성공했는데
겉으론 SCM(supply chain management) 솔루션 업체였는데 너무 거창한 표현이고 실제론 POS기기를 납품받아 설치/유지보수하고 안에 들어가는 솔루션을 제작/유지보수 하는 업체였고 직원은 200명이 조금 안되었다
직원의 1/3이상이 개발자였고 BtoC(Business to Consumer)업체답게 콜센터 팀이 별도로 있었고 현장설치+유지보수하는  HW기술팀이 따로있었다 매우 정상적인 구조로 첫번째 회사와 차이가 컸다
팀원은 4인으로 구성된 개발팀이였으며 부장 과장 사원 사원이였다
(웃긴게 내 위에 사원이 과장보다 나이가 많아서 둘다 서로 사이가 나쁘진않으나 좀 불편해 했다..)
다만 첫단추를 잘못끼운덕에 연봉은 첫회사때 그대로 들어갔다

 

입사계기

어느정도 규모가 있으니 전 회사에 비해 체계가 잘 되어 있을것 같았다,
배울사람도 많을것 같고 SCM솔루션이라면서 회사 홈페이지에 막 배도 있고 하길래 엄청 대형 물류 관련된 중요하고 큰 시스템을 맡을것만 같았다,

 

면접때 나의질문

몇명과 일하게 되는지, 어떤언어를 쓰는지, 어떤일을 하는지,
고객의 전화는 누가 받는지 / 외근은 많은지 (인간은 학습한다...),
야근은 있는지 (바쁠때는 좀 있고 해야할꺼 있음 하는편이라고 부장님이 대답했는데.... 추후 설명..)

 

입사 후

첫번째 회사때 가장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고객 콜전화를 직접받는다', '현장 방문 유지보수가 잦다', '개발에 집중할 수 없다' 라는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었고 가산에 큰 오피스빌딩 그럴싸하게 일하니 성공적인 이직했다고 신나하기도 몇달 안갔다

팀원들이 퇴근을 안한다..
야근하면 식권을 받아서 회사에서 지정한 식당 몇 군데서 저녁밥을 먹을 수 있는데 6시되면 퇴근준비를 하는게 아니라 식권받을 준비를 했다 매.일.매.일

이 회사다니면서 칼퇴한날은 열손가락안에 들고
평소 :19시쯤 퇴근, 
플젝 본격 시작 : 21시쯤 퇴근,
플젝 막바지 : 23시30분쯤 허겁지겁 퇴근해서 지하철 막차 탑승
플젝 오픈 며칠전 : 새벽에 택시타고 퇴근
플젝 오픈 날 : 팀원전체 밤샘대기

자신있게 가산의 등대지기로 살았고 가산의 야경을 아름답게 꾸미는데 한 몫했다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POS 프로그램 특성상 사소한 버그 하나가 몇시간 배포 되었을경우 몇십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손해를 볼 수 있었고 고객사는 이런일이 발생하면 일일이 피해보상 청구로 다 받아갔기에 업무 피로도는 배가 되었다

집에가면 씻고 기절하기 바쁘고 회사를 위해 사는 삶이라 느껴졌고 원래 술을 안좋아했는데 이때부터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늦은밤 집에서 혼술을 즐기기 시작했고 물론 술은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효과일 뿐이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주진 않기에 점점 술마시는 빈도도늘고 체중도 퇴사할때쯤엔 10키로 정도 쪄서 옷이 안맞을 정도였다
약간의 알콜의존증 증세도 보이기 시작했다 새벽에 집에와도 술마실까 생각하고 마실때도 항상 과음으로 찐하게 취할정도로 마셨다 토도 자주하다보니 역류성 식도염에도 자주 시달렸다

 

퇴사

1년이 조금 지난 어느 때 '이렇게 사는게 인생이면 이제 그만살아도 충분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때 쯤 진짜 큰일날꺼 같아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고 또 짧은 경력 퇴사로 커리어는 엉망진창이 되었다 

 

퇴사 후 이야기 TMI

더보기

마음과 몸이 많이 망가져서 무조건 쉬고싶었다
세상에 나혼자 적응못하는거 같고 실패한 삶을 사는 기분으로 우울했다
친구들과도 거의 모든연락을 끊고 자취방에서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의 삶을 거의 일년간 살았다
백수 아닌척하려고 일부로 퇴근시간 이후 멀쩡하게 하고 마트에 들려 술을 사오고 주로 배달음식을 먹고
가족과도 한달에 한번정도 겨우 통화하였고 이때는 참 힘들었다
그나마 소비가 적고 부모님의 짠돌이 성격을 물려받아 잘 아낀덕에 생활고를 겪진 않았다

이후 다행히 나쁜선택은 하지 않고 쉬다보니 맨탈을 회복하는데 성공하고 한 10달쯤 되었을 때 부터 술을 아에 끊고(이 금주는 5년정도 이어갔다)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주변과 연락도 시작하여 1년이 조금지나 세번째 회사에 취직하였다

 

느낀점

- 확실히 어느정도 규모가 있어야 체계가 있다(물론 아주 허술하게 있다 다만 없는거보단 낫다..)
- BtoC 기업은 콜센터, HW기술팀이 꼭 필요하다
(이번회사 콜센터 직원들은 DB에서 join을 포함한 간단한 select문 정도 작성이 가능해서 유지보수에 시간을 그나마 덜 쓸 수 있었다)
- 야근은 수명을 갉아먹는다 이후부턴 면접시 야근이 잦은지 물어보고 야근이 많으면 입사할 생각이 없다고 대놓고 얘기했다
- POS같은 돈을 만지는 소프트웨어는 과한 피로도를 유발한다 심지어 일정에 쫓기며 한다면 더더욱
- 특히 24시간 영업하는 업종의 POS 업체는 더욱 업무난이도가 높다
- 이직률은 진짜 중요하다 당시 180명 정도였는데 1년을 채우자 근속년수로 거의 중간 순위가 되었다 규모가 있다보니 이직사유는 케바케고 나에게 해당안되는 문제일 수 있지만 실무자 근속년수도 물어보게되었다
- 어떠한 기술력을 사용하는지도 중요하다 당시엔 윈도우10이 나오기전이고 xp는 서비스 종료되는 시점이였는데
visual studio6을 돌리기 위해서 VM을 이용해서 사용했었다 매우느리고 최신프레임워크를 사용 할 수 없었다 개발자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인데 업무환경에서 배우는게 적을수록 별도로 해야하는 공부가 훨~~씬 늘어나며 실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도 못얻는게 몇년 지나 비교해보면 경험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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